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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웨스팅하우스 지분 인수 ‘빚더미’ 한전이 맡나… 자금조달 방안 ‘관심’

장카설의남자 · 조회 7 · 추천 0 ·

한·미 정부 주도로 한국 측의 미국 대표 원전 기업 웨스팅하우스(WEC)의 소수 지분 인수 논의가 구체화하는 가운데 어떤 주체가 나서 지분을 인수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표 인수자로 한국전력공사가 유력하게 거론되는데, 한전의 재무 상태가 좋지 않아 거래가 성사될 경우 자금 조달이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도 나오는 상황이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재무 위기로 허덕이는 한전이 정부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방안과 자회사인 발전 5사·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거액의 배당금을 받는 방안, 한전채 추가 발행 등이 거론된다. 미국에서 기업공개(IPO)를 앞둔 웨스팅하우스의 기업 가치는 200억달러(약 27조4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중이다. 구주 10%를 인수한다면 최소 2조4000억원 이상이 필요하다.

16일 정부와 정치권에 따르면 대미 투자 프로젝트 관련 다양한 협의를 진행 중인 한·미는 웨스팅하우스 소수 지분을 한국이 인수하는 안건도 논의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단순히 지분을 사는 게 아니라 이사회 진입이 가능할 정도의 의미 있는 지분을 사는 게 중요하다”며 “그게 얼마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웨스팅하우스 지분은 캐나다 자산운용사인 브룩필드가 51%, 캐나다 우라늄 기업 카메코가 49%를 각각 가졌다. 즉 공동 대주주 2곳이 지분 100%를 갖고, 이사회를 구성하는 폐쇄적인 구조다. 지분율에 따라 주요 안건에 대한 의결권도 양사가 동일한 수준으로 나눠 갖고 있다.

원전 업계에서는 미국 정부가 IPO를 계기로 웨스팅하우스 주주를 캐나다 회사에서 미국 주주 중심으로 바꾸기를 원하면서 협업이 가능한 한국을 전략적 투자자(SI)로 보고 지분 인수를 제안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웨스팅하우스 지분 인수를 한전이 도맡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원전 수출 창구가 한국수력원자력, 한전으로 이원화됐다가 한전으로 일원화됐기 때문이다. 정부의 중재로 한전이 대외 협상, 자금 동원 등을 주도하고, 한수원이 건설·운영을 맡기로 했다. ‘팀코리아’를 구성하는 민간 기업 입장에선 직접 자금을 대는 것보다 공급망에 포함되는 게 리스크가 적다.

그러나 한전의 재무 상태는 현재 매우 나쁜 상황이다. 한전의 6월 말 기준 총부채는 210조7000억원, 차입금은 11조원으로 하루 이자 비용만 115억원을 내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5년 치 전기료 25조원 선납안을 제안했으나 무산된 바 있다. 여기에 한전채 발행 한도 확대 특례가 내년 말 일몰을 앞두고 있다. 송배전망 확충 등을 위한 대규모 투자비도 필요한 상황이다.

한전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선 전기 요금 인상이 근본적인 방안이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높아진 터라 정부가 이를 허용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먼저 한전이 자회사들로부터 배당금을 받아 자금을 확보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지난 2023년 한전은 한국수력원자력 등 6개 발전 자회사로부터 3조2000억원의 중간 배당을 받았다. 매년 3월 자회사들로부터 연간 실적에 따른 배당금을 받고 있는데, 중간 배당을 통해서도 자금을 마련하는 게 가능하다.

정부가 한전 유상증자에 참여해 자금 숨통을 터주는 방법도 있다. 지난 2013년 박근혜 정부는 한국가스공사가 진행한 7100억원 규모의 주주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재무 구조를 개선한 바 있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한전 현금 출자금 5000억원을 이미 반영하기도 했다.

한전채를 추가로 발행하는 방안도 동시에 거론된다. 한전 자본금이 늘어나면 한전채 발행 한도도 커진다. 한전채 발행 한도를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액의 5배로 한시 확대한 한전채 발행 한도 특례가 내년에 일몰되지만 이를 연장하면 한전채 발행이 가능해진다.

문제는 한전이 자금을 조달한다 해도 지분 인수의 실효성을 확보하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원전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필요하다면 수조 원을 마련하는 건 일도 아니다”라면서 “그러나 한전이 3대 주주가 되더라도 이사회 진입은 다른 문제다. 웨스팅하우스 공동 대주주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한국 측이 웨스팅하우스 이사회에 진입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지분율’을 두고 협상이 진행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웨스팅하우스 기업 가치에 대한 시장의 전망은 엇갈린다. 현재 시장에서 평가받는 기업 가치는 200억달러(약 27조4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성장 여력 평가에 따라 최대 300억달러(약 41조원)까지 거론된다. 2023년 브룩필드가 인수할 때 82억달러(약 11조원)였던 것과 비교하면 3배 이상으로 뛰었다. 이 때문에 기업 공개를 앞두고 고점에서 한국 측이 지분을 사는 것이란 의견도 있다.

반대로 미국 현지에 대형 원전 8기를 짓고, 한수원과의 협의에 따라 유럽 시장 진출도 가능한 점을 고려하면 향후 기업 가치는 더 오를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대형 원전 8기를 지으려면 1200억달러(약 164조3000억원)가 드는데, 이후로도 미국, 유럽에서 계속 건설할 가능성이 크다. 누적 수주에 따라 기업 가치도 따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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