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이르면 다음달부터 미국 조지아주 공장에서 구글 자율주행 자회사 웨이모에 납품할 아이오닉5 로보택시를 양산한다. 이를 계기로 자율주행 기업이 원하는 전용 차량을 대신 만들어주는 ‘자율주행차 파운드리(수탁생산)’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2028년부터는 부품 준비 공정에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투입한다. 완성차 제조사를 넘어 로봇과 자율주행차 중심의 ‘피지컬 인공지능(AI)’ 기업으로 변신하겠다는 구상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17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서 현대차그룹 테크 탤런트 포럼을 열고 “이르면 다음달부터 조지아주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에서 로보택시용 아이오닉5 수만 대를 생산해 웨이모에 공급한다”고 밝혔다. 2024년 10월 두 회사가 로보택시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한 지 2년 만이다.
웨이모는 2018년부터 영국 재규어의 전기차 ‘I-PACE’를 개조해 로보택시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중국 지리자동차의 밴형 전기차를 자율주행차로 바꾼 ‘오하이’ 서비스도 시작했다. 여기에 웨이모 로고를 단 현대차 아이오닉5가 합류하게 됐다.
양산 시점은 미국 자율주행 시장이 몸집을 불리는 국면과 맞물린다. 웨이모는 2018년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한 지 8년 만에 운행 지역을 미국 14개 도시권으로 넓혔다. 그동안 발목을 잡은 건 차량이다. 이달 초 서비스에 들어간 콜로라도주 덴버에선 투입 차량이 26대에 그쳐 이용자가 30분 넘게 차를 기다리는 사례가 속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뇨스 사장은 “미국에서 자율주행 기업에 로보택시 차량을 공급할 수 있는 기업은 현대차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웨이모가 다른 회사와 협상한다는 소문도 있었지만 미국 안에선 절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웨이모의 다른 파트너들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도요타는 지난해 4월 웨이모와 차세대 자율주행차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아직 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다. 지리차는 이미 차량을 공급하고 있으나 중국산 부품을 들여오는 만큼 지정학적 위험이 있다. 미국 안에서 제대로 된 로보택시를 제조할 곳은 현대차뿐이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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