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기는 결과 채점이 아니라 판단 분리
한 회차가 끝나면 대부분 결과 숫자부터 봅니다. 오른 날은 판단이 좋았다고 정리하고, 잃은 날은 판단이 나빴다고 정리합니다. 그런데 이 둘은 같은 축이 아닙니다. 좋은 판단으로도 잃을 수 있고, 근거 없이 들어가서 이길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복기 노트에는 판단 칸과 결과 칸을 따로 둡니다.
1. 그때 본 것만 먼저 옮겨 적는다
결과를 안 뒤의 기억은 자동으로 정리됩니다. "그때 수급이 이상했다"는 기억은 대부분 나중에 붙은 해석입니다. 화면 볼 때 적어둔 시각과 조건, 그 시점에 정해둔 진입·무효 기준을 먼저 그대로 옮깁니다. 그리고 그 조건이 실제로 충족됐는지, 충족되지 않았는데 들어갔는지를 따로 표시합니다. 이 두 줄이 갈라지는 순간이 진짜 복기 대상입니다.
2. 결과가 좋았던 회차를 더 자세히 본다
잃은 회차는 이미 아프기 때문에 오래 봅니다. 문제는 이긴 회차를 대충 넘긴다는 점입니다. 기준을 벗어난 진입이 우연히 맞았을 때, 그걸 실력으로 저장해두면 다음 회차에서 같은 규칙 위반을 반복합니다. 이긴 날일수록 "내 기준대로였나"를 한 번 더 확인합니다.
3. 바꿀 것은 하나만 정한다
복기 끝에 개선점을 다섯 개 적으면 다음 회차에 하나도 안 지켜집니다. 그 회차에서 반복된 것 하나만 골라 규칙 한 줄로 바꿔 적습니다. 방향을 바꾸는 규칙보다 수량·시각처럼 숫자로 남는 규칙이 지키기 쉽습니다.
4. 적는 시각을 회차 끝으로 고정한다
복기를 다음 날 아침으로 미루면 결과에 감정이 섞입니다. 그 회차가 끝난 직후, 숫자를 닫고 10분 안에 적는 편이 판단 칸이 깨끗하게 남습니다. 길게 쓰지 않아도 됩니다. 판단 한 줄, 결과 한 줄, 바꿀 것 한 줄이면 다음 회차에 쓸 수 있습니다.
복기는 잘한 회차를 자랑하려고 남기는 기록이 아닙니다. 다음 회차에 같은 자리에서 같은 결정을 하지 않기 위한 재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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