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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지길래 200주 물탔다” 본전도 포기…400% 폭등주에 ‘빚투’한 日 개미들의 눈물

해선꿈나무 · 조회 7 · 추천 0 ·

한때 주가가 400% 가까이 치솟자 빚까지 내 키옥시아에 올라탄 일본 개인투자자들이 궁지에 몰리고 있다. 고점 대비 주가가 반 토막 난 가운데 연말부터 신용거래 만기까지 줄줄이 돌아오면서 수천억원대 평가손실이 대규모 매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점서 반 토막…개미 평가손실 4100억원

6일 도쿄증시에서 키옥시아 주가는 1만8735엔에 마감했다. 지난 6월 기록한 주식분할 반영 기준 사상 최고가 3만7566엔(약 32만원)과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키옥시아 주가를 짓누르는 요인으로 급등기에 개인투자자들이 쌓아 올린 신용매수 물량을 꼽았다.

키옥시아는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수요 증가 기대를 타고 올해 상반기 주가가 가파르게 올랐다. 특히 4~6월 상승세가 집중되면서 6월 마지막 주 신용매수 잔액은 2024년 상장 이후 최대 규모까지 불어났다.

주가가 고점 대비 반토막 난 현재까지도 당시 쌓인 신용매수 물량은 상당 부분 남아 있다. 지난 2일 기준 키옥시아의 신용매수 잔액은 취득가액 기준 8487억엔(약 7조2200억원)에 달했다. 닛케이가 장부가와 당시 주가를 토대로 추산한 개인투자자들의 평가손실은 약 483억엔(약 4110억원)으로 닛케이225 구성 종목 가운데 가장 컸다.

신용매수와 신용매도의 격차도 크다. 금액 기준 신용배율은 18.87배로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시장 전체 7.96배의 두 배를 웃돌았다. 그만큼 주가가 반등할 경우 손실을 줄이려는 매물이 한꺼번에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본전은 이미 포기”…손실 줄이는 데 주력

실제 투자자들의 손실은 이미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닛케이가 소개한 도쿄 거주 40대 개인투자자 A씨는 지난 6월 키옥시아 주식 100주를 신용거래로 매수했다. 이후 주가가 떨어지자 반등을 기대하며 200주를 추가로 사들이는 이른바 ‘물타기’에 나섰다.

하지만 주가는 기대와 반대로 움직였다. 주식분할을 반영한 A씨의 평균 매입가는 주당 3만1000엔(약 26만4000원)으로 지난 5일 종가 1만9120엔을 크게 웃돈다.

미실현 손실은 1100만엔(약 9400만원)에 육박한다. 오는 12월에는 신용거래 만기까지 기다리고 있다.

A씨는 닛케이에 “그때까지 조금이라도 주가가 오르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본전을 회수하는 것은 일찍이 포기했다. 500만엔(약 4300만원) 정도 손실만 보고 빠져나올 수 있다면 다행”이라고 토로했다.

A씨처럼 주가가 떨어질 때 추가 매수하는 투자자도 적지 않다. 키옥시아 주가가 4% 넘게 하락한 지난달 28일 신용매수 잔액은 오히려 5.5% 증가했다.

반대로 주가가 5.5% 넘게 오른 이달 1일에는 신용매수 잔액이 5.3% 감소했고, 2일에도 주가가 1%가량 오르는 동안 잔액은 0.2% 줄었다. 주가가 떨어지면 평균 매입단가를 낮추기 위해 추가 매수하고, 반등하면 손실을 줄이기 위해 주식을 처분하는 흐름이 반복되는 셈이다.

연말부터 ‘6개월 만기’ 줄줄이…AI 기대감은 여전

더 큰 문제는 연말부터다. 일본 신용거래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제도 신용거래’는 원칙적으로 6개월 이내에 거래를 끝내야 한다. 이에 지난 4~6월 키옥시아 주가가 급등할 당시 신용으로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들의 청산 시한이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잇따라 돌아온다.

구보타 도모이치로 마쓰이증권 수석시장분석가는 닛케이에 “급등기에 신용거래로 투자한 개인들의 만기가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돌아온다”고 설명했다. 주가가 충분히 회복되지 않을 경우 손실을 감수하고 주식을 처분하는 투자자가 늘어나면서 추가적인 주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개인투자자들이 키옥시아를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AI 시장 성장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 때문이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확대로 데이터 저장에 필요한 낸드플래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 일본 금융정보업체 퀵(QUICK)이 집계한 증권사 10곳 가운데 6곳은 키옥시아의 사상 최고가보다 높은 목표주가를 제시하고 있다. 메모리 가격 상승을 배경으로 주가가 하락한 뒤에도 증권사들의 주당순이익(EPS) 전망 상향이 이어졌다.

다만 실적 개선 기대와 별개로 쌓여 있는 신용매수 물량은 당분간 주가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루잉 피델리티투신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중기 실적 성장에 확신이 있어도 주가 급락 때 개인투자자들의 투매가 이어질 위험 때문에 적극적으로 매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당장의 분수령은 이달 말 발표될 키옥시아의 4~9월 실적이다. 전문가들은 실적과 향후 전망이 시장의 높아진 기대치를 충족해야 신용매수 물량이라는 부담을 뚫고 주가가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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