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최대 노동조합의 교섭 방식과 내부 운영을 놓고 국정감사에서 집중 질의가 이어졌다. 반도체 부문의 특별경영성과급 합의 과정에서 파업을 협상 수단으로 활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부터 성과급 지급의 적정성, 호남 반도체 투자에 대한 노조의 개입 범위, 노조위원장 장인 회사와의 물품 계약 의혹까지 쟁점이 됐다.
DS 별도 성과급 두고 '형평성' 논쟁
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부 국정감사에는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일반 증인으로 출석했다.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5월 삼성전자 노사가 타결한 특별경영성과급 합의 과정에서 파업이 사실상 협상 카드로 활용된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파업이 예고됐던 점과 최 위원장이 지난 4월 투쟁사에서 '파업 18일이면 영업이익 18조원이 날아간다'는 취지로 발언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에 최 위원장은 "파업을 전제로 교섭을 진행한 것은 아니다"라며 "법적 절차에 따라 5~6개월간 교섭을 이어왔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진통은 있었지만 노사가 자율적으로 합의를 마무리했다"며 "합의안도 조합원 투표에서 80%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설명했다.
기업 이익에 연동한 성과급을 어디까지 노사 교섭 대상으로 볼 수 있는지도 논란이 됐다. 고용노동부는 기업 이익과 연계한 성과급은 쟁의행위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지침을 내놓은 바 있다.
최 위원장은 "해당 지침은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기업 성과의 배분은 노사가 교섭 과정에서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맞섰다.
성과급을 자사주로 지급하려면 주주총회 절차가 필요할 수 있다는 점도 거론됐다. 최 위원장은 "주주총회가 필요하다는 점은 조합원들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주총에서 관련 안건이 부결될 경우에도 기존 합의를 고수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확정되지 않은 사안에 대해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즉답을 피했다.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에만 별도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이 다른 사업부문과의 형평성에 맞느냐는 문제도 제기됐다. 우 의원은 "지난 2023년 DS부문이 적자를 냈을 때는 임금 삭감이나 구조조정이 없었는데, 실적이 개선되자 별도 보상을 요구하는 것이 타당하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성과급은 성과가 발생했을 때 지급하는 것으로 임금이나 기본급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 최대 노동조합으로서 그런 부분도 고민해 2027년 교섭을 준비하겠다"고 부연했다.
"투자는 경영 판단, 근로조건은 협의"
노조가 경영 판단에 어디까지 관여할 수 있느냐는 문제도 이어졌다.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투자나 사업 재편은 경영의 영역"이라며 "성과급 재원의 규모를 정하는 것은 경영 판단이고 배분 기준은 근로조건과 관련된 문제"라고 짚었다.
박 의원은 반도체 성과가 조합원만의 몫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비조합원과 DX(디바이스경험)부문 구성원, 협력사 노동자, 국가 지원과 시장 상황 등이 함께 작용한 만큼 성과 공유와 사회적 책임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다.
호남 반도체 프로젝트를 둘러싼 노조의 입장도 도마에 올랐다.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노조위원장의 자리를 국가적 사업을 흔드는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노조가 호남 반도체 프로젝트와 관련해 수만 명의 근무지와 처우가 걸렸다고 주장한 근거를 추궁했다.
최 위원장은 "국가 산업에 발목을 잡으려는 것은 아니다"라며 "균형발전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노동자의 근로조건에 영향을 주는 문제는 노사가 논의해야 한다"고 답했다.
노조 내부 운영을 둘러싼 질의도 이어졌다. 정진욱 의원은 최 위원장이 근로시간 면제제도를 적용받아 회사에서 정상 급여를 받으면서 조합비에서 별도 직책수당 500만원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최 위원장은 회사 급여를 받고 있다는 점을 인정, 직책수당에 대해서는 "조합원 인준 절차를 진행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공동투쟁본부 활동 당시 집회용 조끼 등 약 3억7000만원 상당의 물품을 최 위원장의 장인이 대표로 있는 업체에 발주했다는 의혹이 집중 거론됐다.
정 의원이 "노조위원장의 장인에게 일감을 몰아주는 노조에 대한 신뢰가 있다고 보느냐"고 묻자 최 위원장은 "수사 중인 내용"이라고 답했다. 조합비 카드 결제 과정에서 발생한 마일리지와 포인트를 개인 명의로 적립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같은 취지의 입장을 내놨다.
공교롭게도 이날 서울 노원경찰서는 최 위원장을 배임·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한 서민민생대책위원회 관계자를 불러 고발인 조사를 진행했다. 앞서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최 위원장이 공동투쟁본부 활동 과정에서 장인이 운영하는 업체에 집회 물품을 발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최 위원장은 지난달 장인이 해당 업체 대표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특혜 의혹은 부인했다. 가격·품질·납품 일정 등을 여러 업체와 비교한 결과 조건이 가장 유리했고 공동투쟁본부 집행부의 동의를 거쳐 계약했다는 설명이다. 자신에게 리베이트나 수수료 등 금전적 이익이 돌아온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이날 국감 증인 신문을 마치며 "노동조합 위원장으로서 더 성숙한 노사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체계화되지 못한 부분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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