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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상사도 아닌데 지각 좀 했다고 절 자르겠다네요”…선 넘는 AI에 美 제동

메로나 · 조회 9 · 추천 0 ·

최근 미국에서 인공지능(AI)이 직원의 업무를 평가하고 해고 대상까지 골라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AI가 단순한 업무 보조를 넘어 ‘직장 상사’ 역할까지 넘보기 시작하자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AI의 판단만으로 직원을 해고할 수 없도록 법적 제동을 걸고 나섰다.

5일(현지시간) 미국 AI 스타트업 앤던랩스가 공개한 매장 운영 실험에서는 AI 관리자 ‘루나’가 직원 한 명을 해고 대상으로 판단했다. 총 23차례 근무 가운데 17차례 지각한 직원이었다.

루나는 처음에는 관련 사내 규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해당 직원에게 경고조차 하지 않았다. 하지만 회사가 관련 규정과 기존 경고 사실을 알려주자 반복적인 지각과 업무지시 위반 등을 근거로 해고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최종 해고 결정과 직원에게 이를 통보하는 과정은 사람이 맡았다.

AI를 활용한 직원 감시도 이미 상당한 수준으로 확산하고 있다. 메타가 올해 도입한 AI 모니터링 프로그램은 키보드 입력과 마우스 움직임, 브라우저 기록은 물론 회사 기기의 메시지·이메일과 위치정보까지 수집하도록 설계됐다.

직원 1600명 이상이 사생활 침해를 우려하며 청원에 서명하자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월 해당 프로그램을 중단했다.

이 같은 시스템은 일부 기업에 국한된 현상도 아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해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기업의 90%가 업무 지시나 직원 감시·평가 등에 알고리즘 관리 도구를 하나 이상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I가 실제 감원 과정에서 직원들에게 불이익을 줬다는 주장도 법정으로 향했다.

지난 7월 가디언에 따르면 메타 직원 26명은 회사가 약 8000명을 감원하는 과정에서 AI 기반 성과평가와 활동 모니터링 자료 등을 활용해 해고 대상을 선정했다며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원고 측이 제시한 사례도 구체적이다. 한 과학자는 승인받은 임신휴가 중 출산을 이틀 앞두고 해고 통보를 받았고, 부상으로 휴직했던 한 엔지니어는 업무에서 빠져 있던 기간 때문에 평가등급이 낮아졌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리자는 의료휴가를 시작한 지 16일 만에 해고됐다고 주장했다.

원고 측은 AI가 직원의 생산성과 활동량을 점수화하는 과정에서 휴가로 근무하지 않은 기간까지 사실상 낮은 성과로 반영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송에 참여한 직원 26명은 모두 법적으로 보호되는 휴가를 사용했거나 장애에 따른 편의를 요청·제공받은 직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메타는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회사 측은 “주장은 근거가 없고 사실에 기반하지 않았다”며 “인력 관리와 조직에 관한 결정은 AI가 아닌 사람이 내렸다”고 반박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AI활용 규제 나서
AI 활용이 직원 감시와 평가를 넘어 해고 대상 선정으로까지 확대되자 캘리포니아주가 규제에 나섰다.

1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지난달 30일 이른바 ‘로보 보스 금지법(No Robo Bosses Act·SB 947)’에 서명했다.

기업이 자동화 의사결정 시스템(ADS)의 판단만으로 직원을 해고하거나 징계하지 못하도록 하고, AI를 활용한 인사 결정 과정에서 사람의 검토를 의무화한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AI가 직원을 해고나 징계 대상으로 판단하더라도 인간 관리자가 업무평가와 성과 기록 등을 토대로 다시 검토해야 한다. AI가 인사 결정의 주요 도구로 활용됐다면 해당 직원에게 이를 서면으로 알리고 판단에 활용된 데이터도 설명해야 한다. 법은 내년 7월1일부터 시행된다.

직장 내 AI 감시에 대한 규제도 강화된다. 화장실에서 AI 감시 도구를 사용하거나 생체정보를 활용해 직원의 감정 상태를 추론하는 행위 등이 제한된다. 관련 감시 규제는 내년 1월부터 시행되며 위반 시 건당 최대 500달러의 제재를 받을 수 있다.

AI가 사람의 업무를 감시하고 평가하는 것을 넘어 해고 여부까지 판단하는 시대가 현실화하면서, 적어도 최종 인사 결정권 만큼은 사람에게 남겨두려는 규제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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