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3년 만에 금을 현물로 사들인다. 세계 각국이 금 보유량을 늘려가는 흐름에 한은도 뒤늦게 뛰어든 셈이다. 안전자산 다변화 취지와 함께 최근 국제금값이 내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한은은 국제 시장이 아닌 국내 시장에서 원화로 사들여 국내에 보관할 예정이다. 매입 물량은 5t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은 한국거래소·한국예탁결제원이 운영하는 국내(KRX) 금 시장에서 국내 금 생산업체의 해외 수출 예정 물량을 국제 금 시세를 기준으로 매입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현재 한은이 보유한 금은 104.4t(매입 원가 기준 47억9000만달러)으로 늘었으나,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4월 말 기준 3.5%에 그친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한은의 금 보유량은 전 세계 41위로, 10위 일본(846t)의 8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보유량이 적은 이유는 한은이 2013년 금 20t을 10억3000만달러에 매입한 이후 추가 매입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매입 직후 금값이 폭락하면서 평가 손실을 기록해 국정감사 등에서 매번 지적을 받았다. 최근 2~3년간 금값이 오르는데도 매입에 소극적이었던 이유이기도 했다. 또다시 고점 논란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의 변화는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 안전자산을 확충하고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국제 금 가격이 최근 고점(1월말) 대비 약 20% 하락해 매입 부담이 완화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지난 2분기에 금 상장지수펀드(ETF)를 일부 매입했다고도 밝혔다.
한은 관계자는 “금에 대한 관심은 중앙은행 사이에서도 커졌다”며 “다른 나라에 비해 금 보유율이 낮은 점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매입 방식은 통상적인 국제 시장이 아닌 국내 시장에서 금 현물을 매입할 예정이다. 한은은 KRX 금 시장의 장내 매매가 아닌, 장외에서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입해 장중 시장 영향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시장에서 금 현물 매입에 나서는 것은 1967년 이후 59년 만이다. 그간 한은은 국제 시장에서 금을 사들이고 모두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에 예치했다.
국내 금 생산업체에서 매입하면 해외 보관 이점은 없어지지만 국내에 보관하는 만큼 원하는 시기에 인출이 가능해진다. 대내외 경제 충격 발생 시 대응 방편이 다변화된다는 의미다. 또 국내에서 매입하는 만큼 원화로 결제하면 돼 국제 시장에서 매입 시 발생하는 외화보유액 소진도 막을 수 있고, 환율 불안 요소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공식적으로 금 매입 물량을 밝히지 않았지만 연평균 최대 5t 안팎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에서 금을 생산하는 LS MnM과 고려아연이 연간 수출하는 물량이 4~5t 정도여서다. 이날 국제 금 시세와 환율 기준으로 약 1조200억원 규모다. 두 업체는 매년 40~45t 규모의 금을 생산해 국내 수요가 없는 물량을 수출한다. 한은은 이들 업체가 수출 물량에 대한 매매 의사를 한은에 타진하면 금을 매입할 예정이다.
한은은 LS MnM과 매매를 위한 실무 접촉에 나선 상태다. 고려아연은 향후 의향이 있다면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은은 전했다. 다만 고려아연은 장외 매매 시 필요한 국제규격 인증을 받지 않은 상태라 한은이 고려아연에서 금을 매입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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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13년 만에 금 현물 다시 사들인다
karina · 조회 7 · 추천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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