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이 7개월 만에 올해 목표치를 절반 가까이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남은 최대 변수는 잔금대출이다. 입주를 앞둔 아파트 수분양자 피해를 막으려면 잔금대출 공급을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이 경우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1.5% 이내로 묶는 총량 관리제와 충돌하게 된다. 잔금대출을 총량제 안에서 공급하면 일반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더 죄어야 하고, 총량제에서 제외하면 가계부채 관리가 느슨해지는 딜레마에 빠졌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목표치는 총 4조3363억원이다. 각종 정책성 대출을 제외한 수치다. 그러나 지난달 말까지 실제 가계대출 규모는 6조3821억원에 이른다. 목표치보다 2조458억원(47.2%) 많다. 7개월 만에 연간 목표치를 크게 넘어섰다. 대출 증가세도 꺾이지 않고 있다. 정책성 대출을 포함한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78조9791억원으로 한 달 새 4조183억원 증가했다. 6월 말(4조1378억원)에 이어 두 달 연속 4조원 이상 늘었다. 특히 주담대는 지난 한 달 동안 2조7955억원 증가해 지난해 8월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문제는 잔금대출이다. 잔금대출은 수분양자의 분양 계약과 입주 일정에 맞춰 실행된다. 은행이 일반 주담대처럼 대출 시기를 늦추기 어렵다. 총량제 한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잔금대출을 막으면 수분양자가 입주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긴다. 실제로 서울 서초구 디에이치방배와 경기 수원 영통구 매교역팰루시드 등 단지의 입주 예정자 사이에서 잔금대출이 막힐 수 있다는 우려가 퍼져 논란이 빚어졌다.
금융당국은 잔금대출 공급을 유지하면서 연간 총량 목표도 맞춰야 한다. 그야말로 진퇴양난이다. 잔금대출을 총량제에 포함한 채 공급을 늘리도록 하면 이미 목표치를 넘긴 은행권이 일반 주담대나 신용대출 등 다른 가계대출을 더 강하게 죌 가능성이 크다. 최근 몇 년간 잔금대출 영업에 적극적으로 나서 수요가 큰 은행일수록 다른 차주(돈을 빌리는 사람)의 대출 문턱을 높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반대로 잔금대출을 총량제와 별도로 취급하면 총량제 시행 의미가 퇴색된다.
총량제의 한계가 반복되면서 제도 설계를 다시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별로 연간 증가 한도를 먼저 정한 뒤 모든 가계대출을 그 틀 안에서 관리하는 총량제 방식은 대출 증가세가 예상보다 빠르거나, 잔금대출처럼 시기를 조절하기 어려운 실수요가 몰릴 경우 은행권의 운신의 폭이 좁아진다. 금융당국은 이번 주 중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총량제 조정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처럼 연초에 정한 숫자를 연말까지 기계적으로 맞추는 방식으로는 잔금대출 같은 변수를 감당하기 어렵다”면서 “총량을 지키기 위해 다른 차주의 대출을 막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제도 자체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유게시판
연말까지 5개월 남았는데… 5대銀, 가계대출 목표치 벌써 47% 초과
ㅇㅅㅇ · 조회 6 · 추천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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