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가 8일(현지시간) 약 200억달러(약 26조8320억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최고 50%의 보복관세를 발효했다. 미국이 지난달 캐나다산 제품에 부과한 관세에 같은 규모로 맞불을 놓은 것이다. 양국의 무역협상이 결렬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가 보복에 나설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전쟁이 한층 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캐나다 정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1분부터 276억캐나다달러(약 200억달러) 규모의 수백개 미국산 수입품에 15~50%의 관세가 적용됐다. 철강과 알루미늄, 유제품, 가전제품, 농업장비, 펄프·종이, 전자제품 등이 대상이다. 철강·알루미늄 등 일부 품목의 관세율은 기존 25%에서 50%로 올랐다. 기존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보복관세도 그대로 유지된다.
이번 조치는 미국이 지난달 22일부터 약 200억달러 규모의 캐나다산 제품에 최고 50%의 관세를 부과한 데 따른 ‘달러 대 달러(dollar-for-dollar)’ 보복이다. 캐나다 정부는 미국이 부과한 관세율까지 맞추는 ‘레이트 포 레이트(rate-for-rate)’ 방식으로 대응했다.
양국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무역전쟁을 끝낼 합의에 근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양측이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고 발표했지만 세부 조건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협상이 결렬됐다. 미국과 캐나다는 이후 상대방이 막판에 무리한 요구를 내세워 협상을 무산시켰다며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현재 양국 정부 간 새로운 협상 일정도 잡히지 않은 상태다.
관심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보복 여부로 옮겨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상대국의 보복관세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추가 관세는 물론 특정 캐나다산 제품의 수입 금지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캐나다산 자동차와 트럭,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를 내년 1월부터 50%로 올리겠다고 위협한 상태다. 전날에는 캐나다 항공기 제조업체 봄바디어를 직접 겨냥해 미국 내 판매를 막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봄바디어는 미국 내 2800개 이상의 공급업체와 거래하고 있어 판매 제한이 현실화할 경우 미국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의 추가 보복이 현실화하면 양국이 서로 관세를 높이는 ‘보복의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캐나다는 올해 전체 수출의 약 68%를 미국에 보내고 있다. 다만 미국으로 향하는 수출 가운데 약 80%는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에 따른 면세 혜택을 받고 있어 현재까지 관세전쟁의 충격을 일정 부분 완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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